
전국 최초로 2035 탄소중립을 선언한 제주가 도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자발적 탄소시장(VCM)을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2일 메종글래드제주 크리스탈홀에서 열린 ‘2025 세계기후경제포럼(WCEF 2025)’에서 자발적 탄소시장을 구축해 2027년부터 운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없는 기업이나 기관, 개인 등이 자발적으로 탄소 감축에 참여하고 탄소 크레딧(인증서)을 받아 거래하는 시장을 의미한다.
도민들이 직접 크레딧을 사고팔며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다. 기존 규제시장의 한계를 보완하는 실질적 탄소중립 실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제주탄소중립지원센터와 기후테크기업 SDX재단은 특별세션을 통해 제주형 자발적 탄소시장 도입 배경과 향후 거래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강진영 탄소중립지원센터장 “2026년 플랫폼 구축, 2027년 자발적 탄소시장 운영”

강진영 제주 탄소중립지원센터장은 ‘제주특별자치도 자발적 탄소시장 로드맵’ 발표를 통해 제주형 자발적 탄소시장의 운영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강 센터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사례를 언급하며 대기업이 없는 제주의 특성을 감안해 실질적이고 차별화된 탄소 감축 운동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산업 구조상 제조업 등 공장이 없는 제주는 탄소 배출의 80%가 소규모 배출원이다. 현재도 자동차와 건물에서 나오는 탄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강 센터장은 “제주의 경우 규제 적용 대상이 아닌 자발적 감축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도민의 참여와 기후테크와의 접목, 거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발적 탄소시장이 활성화되면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초기 시행착고가 있겠지만 내년부터 플랫폼을 구축해 2027년 자발적 탄소시장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준호 SDX재단 운영위원장 “파타고니아의 교훈, K-이니셔티브 제주에서 시작”

지속가능 발전을 지향하는 SDX재단의 이준호 위원장은 미국의 의류 전문기업 파타고니아(patagonia)를 예로 들며, 민간차원의 자발적 탄소시장 참여를 강조했다.
파타고니아의 창업주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는 지역사회가 이끄는 탈화석 연료 활동과 자연환경 보호 활동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2022년에는 전체 주식 중 98%를 환경 관련 비영리재단에 넘기며 회사 소유권을 포기했다. 동시에 이익은 환경 보호와 기후변화 대처에 사용하겠다고 공표해 화제가 됐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바뀌면서 탄소중립에서도 K-이니셔티브(initiative)가 중요해졌다”며 “제주는 이미 정부의 2050 탄소중립보다 앞선 2035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발성과 기술의 융합, 기후경제 달성이 필요하다”며 “파타고니아의 사례처럼 미래를 위한 가치소비를 준비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홍섭 SDX재단 위원장 “탄소 배출 테이터 확보 중요, 자발적 탄소시장 가능”

송홍섭 SDX재단 위원장은 제주의 RE100 달걀을 예로 들며 탄소 크레딧 생성 과정을 소개했다. RE100 달걀은 사용 전기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해 출하한 제품이다.
이처럼 탄소중립 기업이나 개인에 탄소 크레딧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도 전역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이후 목표를 정하고 성과를 정량화 할 수 있다.
SDX재단은 기후테크기업과 협력하면 자발적 탄소시장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RE100 달걀 출하 업체를 통해 탄소 배출 테이터를 확보해 감축량까지 도출했다.
제주도는 SDX재단 산하 기구인 SDX탄소감축인증센터를 통한 검증과 인증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민간주도의 자발적인 탄소감축 확산과 생태계 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송 위원장은 “도내 각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도출해서 탄소 크레딧 생성이 가능하다”며 “자발적 탄소시장이 운영되면 2030년 배출량을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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